아름다움을 찾는 공주

 

 

 

 

 옛날 옛날, 어떤 작은 왕국에, 작은 성에서 한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어리고, 예쁘고, 사랑스러웠으며, 성 밖의 여느 여자 아이들과 같이 인형과 놀기를 좋아하는 행복하고 천진난만한 소녀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족할 것 없을 공주에게도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공주는 특히 보석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방에는 언제나 보물이 넘쳐났습니다. 작은 보석이 박힌 머리띠와 브로치 같은 값비싼 장신구들에서부터, 용의 심장 속에서 난 루비와 신의 나무의 뿌리에서 만들어진 에메랄드, 천년 동안 숙성된 순백의 조개에서 나온 진주 등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진귀한 보물들까지 온갖 보석들이 그녀의 방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늘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아름답고, 더 귀한 보석을 찾다가, 마침내는 그런 것들에 완전히 질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무언가 더 특별한 게 필요해." 공주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것이란 무엇이지? 그것들은 어디에 있는 거지?"

 

 공주는 가지고 놀던 인형도 팽개친 채 방 안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몇 날 몇 일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고민하던 것을 멈추었습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말했습니다.

 

 "그래, 밖으로 나가 보자. 내 눈으로 직접 보물을 찾는 거야."

 

 공주는 침대 밑에서 은빛 나는 단도를 꺼냈습니다. 탁자 위에 있던 유리 단지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공주는 모든 곳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춤추는 아가씨들의 도시에서 귀신이 사는 마을로, 여우들의 숲으로, 그 다음엔 버려진 동굴로, 또 그 다음엔 성스러운 물이 흐르는 호수로. 그렇게 온 나라를 헤매이며 공주는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불꽃보다 더 붉은 돌과 풀숲보다 더 푸른 보석, 백옥보다 더 흰 창과 갑옷, 이 세상 그 어떤 꽃보다 부드럽고 어여쁜 황금 꽃잎을 가진 꽃 두송이와 비단보다 더 고운 무언가를. 공주는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유리 단지 안에 담았습니다. 다만, 창과 갑옷 그리고 꽃 두송이는 유리 단지에 담기에는 너무 커서 단검으로 조금씩 잘라 넣어야 했습니다.

 

 성을 떠난지 8일만에 공주는 돌아왔습니다. 공주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신하들은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공주의 얼굴과 드레스는 흙과 먼지로 더러워져 있었고, 머리카락은 잔뜩 헝클어져 있는 데다 나뭇잎이 잔뜩 달라붙어 있었으며, 발은 맨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놀란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그녀의 손에 들린 유리 단지와 그 안의 보물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병사들과 시종, 시녀들을 불러모아 말했습니다.

 

 "앞으로 난 4일 동안 지하의 동쪽 끝 방에 있을 거야. 4일이 지날 때까지 누구도 나를 방해하거나, 내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해."

 

 지하실의 동쪽 끝 방은 낡고 큰 창고였습니다. 그곳은 지난 30년 간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오로지 왕과 왕비와 그들의 자식들 혹은 그들의 허락을 받은 지체 높은 학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신하들은 수상쩍었지만 한 명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공주의 명령이고, 또 공주는 그곳을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주는 자신의 말대로 4일 동안 지하 창고에 머무르며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신하들도 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성에서 가장 어린 시녀 한 명만이 하루 세 번, 공주가 정해 준 시각에 빵 한 조각과 수프 한 접시가 든 쟁반을 문앞에 가져다 놓고 또 정해진 시각에 빈 쟁반과 접시를 치우는 일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시녀가 그 방 앞을 오갈 때마다 호기심 많은 어린 하녀와 하인들은 공주님께서 무얼 하시는 것 같으냐고 물었습니다. 시녀는 그 때마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도 몰라요. 공주님의 그림자도 밟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안에서 물이 끓는 것 같은 소리가 나고, 이상한 색깔의 연기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어요. 그건 확실해요!"

 

 마침내 닷새 째가 되던 날, 이른 아침 공주는 창고에서 나왔습니다. 안에서 가지고 나온 유리 단지는 비워져 있었습니다. 공주는 아침 식사도 마다하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부족해."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공주가 말했습니다.

 

 "조금만 더… 더 많이 필요해. 더 아름다운 보석들이."

 

 문득 그녀는 왼쪽 옆의 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거기서 공주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홀린 듯 그것에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바로 거울이었습니다.

 

 거울 속에는 공주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주를 둘러싼 그녀의 방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익숙한 광경 속에서 공주는 그녀가 갈망하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늘을 닮은 푸름을 담은, 이제까지 그녀가 모은 어떠한 보물보다도 맑고 영롱한 두 개의 빛을.

 

 그녀는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아아, 여기에 있었잖아."

 

 공주는 당장 자신의 단도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단도를 자신의 얼굴에 찔러 넣었습니다. 그리곤 박혀있던 보석의 주위를 조금씩 도려내며 빼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한 개도 그렇게 꺼내 손에 들었습니다. 그 순간 공주의 주변엔 완전히 텅 빈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워……."

 

 공주는 두 손에 보석을 하나씩 소중하게 쥐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 아이같은 미소가 활짝 퍼졌습니다. 한 순간, 그녀는 정말로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니, 그녀는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그녀만의 행복에 겨워,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해석:)

 

아름다움을 찾는 공주 

:: The Princess Who Finding Beauty

 

 

 

 

 '알레칸토의 이야기꾼'의 가장 잘 알려진 동화들 중 하나. 끝없는 인간의 욕심을 가장 효과적으로 동화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이 듣기에는 잔인하다 하여 많은 이야기꾼들이 그 이야기를 더 순화시켜 전해왔고, 현재는 원작을 알고 있는 자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고쳐진 이야기에서는 공주가 다시 성을 나와 보물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절벽 위에 있던 아름다운 새의 알을 발견했는데, 손이 닿지 않아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는 결말이 보편적이다.

 

 이야기에서 공주가 찾은 보물의 진상은 이러하다.


 

· 불꽃보다 더 붉은 돌 - 월아홍견(月兒紅犬)의 심장
· 풀숲보다 더 푸른 보석 - 무희의 녹색 손톱
· 백옥보다 더 흰 창과 갑옷 - 늑대인간의 팔뼈와 늑골
· 이 세상 그 어떤 꽃보다 부드럽고 어여쁜 황금 꽃잎을 가진 꽃 두 송이 - 마사체키 족 인디언의 두 손
· 하늘을 닮은 푸름을 담은 맑고 영롱한 두 개의 보석 - 공주 자신의 두 눈


 

 월아홍견(月兒紅犬)이란 달의 성은을 받은 전설 속의 붉은 개를 말한다. 월아홍견의 심장은 몸밖으로 나온 즉시 딱딱하게 굳어버린다고 한다. 월아홍견은 본래 죽은 몸이었으나 달의 성은을 입어 살아 돌아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몸에서 빠져나가면 본래 있어야 할 곳인 사(死)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무희란 이야기 속에서 나온 '귀신이 사는 마을'의 주민인 무녀(巫女)들을 의미한다. 지금 그 마을은 파괴되어 지도에서 삭제되었기 때문에 평범한 역사가나 문학설가들이라면 이야기에서 앞서 나온 '춤추는 아가씨들의 도시' 때문에 춤을 추는 무희라고 잘못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나와 같이 범상치 않은 자들은 그것에 속지 않는다. 어쨌든 이 무희들은 성인이 되면 손톱에 칠을 하는데, 이것으로 무녀로서의 지위를 구분한다. 참고로 초록색은 적어도 마을 수호자 쯤의 상당히 높은 지위를 뜻한다.

 

 늑대인간은 말그대로 늑대화 된 인간, 즉 반인반견(半人半犬)을 뜻한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종족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중요한 건 늑대인간의 뼈는 매우 단단하고 강하여 수백년이 지나도 그 모습이 거의 원상태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일례로 한 독수리가 늑대인간의 뼈를 쪼았다가 평생 부리를 영 못 쓰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우화도 있다. 또한 실제로 수천년 전 죽은 것으로 추측된 어떤 늑대인간의 두개골이 아직까지도 보존되어 연구자료로 쓰이고 있다.

 

 마사체키 족은 인디언 족 중에서도 가장 전통과 유서가 깊은 뼈대 있는 종족들 중 하나이다. 마사체키 족에도 성인이 되면 손톱에 자신이 속한 종족을 나타내는 색(금색)을 칠하는 풍습이 있는데, 열 손가락 전부에 색을 칠할 수 있는 사람은 추장과 그의 가족들 밖에 없다. 마사체키 족의 남자들은 험한 일을 많이 해서 손이 거칠기 때문에, 아마 공주가 가져간 손은 추장의 아내나 딸의 손이 아닐까 싶다. 마사체키 족의 추장과 그의 아들들은 위험한 일을 할 때 가장 앞장서서 행동하지만 그들의 여성 가족들은 귀한 대접을 받기 때문에 손이 아주 고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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