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도 건축인가.



1966년 보루네오통상이 설립된다.

19,000개의 섬으로 만들어진 인도네시아의 보루네오섬에서 원목 수입하다 아예 회사 이름도 보루네오로 정한다.

잘 나간다.

원목 실어 나르다 가구제작에 참여한다.

Bif. 보루네오 인터내셔날 퍼니처의 태동이다.

국내최초다.

시스템가구의 탄생이다.


1981년 공일곤선배한테 전화가 온다.

야 원아 휘경동에 보루네오 쇼룸 짓는다는데 니가 해라.

역시 쇼룸은 김원이 해야.

엑스포도 했고 국내 최초의 종합전시장인 코엑스도 했으니.

잘됐다.

사간동에서 30대 후반을 눙치고 있던 시절이니.

보루네오의 위사장은 서울대 토목과 출신이다.

휘경동 대로변의 200평 대지는 가로가 30미터인 길쭉한 대지다.

전시공간은 기둥이 있으면 안 되는데.

건축으로 풀기는 어렵다.

건축주도 토목쟁이니까 아예 다리나 하나 놓자.

좌우 측에 벽기둥 세우고 30미터 무량판 놓는다.

메로 볼의 힘이다

왜 아시죠.

축구공에 나사구멍 내고 쇠막대기 여러개 연결해 힘 받는거.

쇠를 달궜다가 물에 넣는 작업을 반복하면 쇠의 강도가 극대화된다.

한미단조회사의 사장을 꼬신다.

쇠만지는 회사다.

메로 한번 해보자.

1972년 독일 올림픽에서 봤는데 프라이 오토의 텐트구조는 거의 아트였다.

대한민국에서도 메로 볼 뜬다.

한번 해보자.

의기투합한다.

1981년 명동 샤르트르 수녀원에 국내 최초의 메로볼이 설치된다.

연구제작비 4억 들여 1억 번다.

3억 적자다.

부도다.

기술상무가 인수해 메로 볼 생산은 계속된다.

독일의 메로 볼이 들어온다.

주물제작품이다.

국내 수공예 메로 볼 가격의 4배다.

힐튼호텔의 3층 뷔페식당에 독일 메로 볼이 설치된다.

볼을 연결하는 막대기가 너무 가늘다.

막대기의 두께를 키워 비례를 맞춘다.

우측의 콘크리트 기둥 코어에는 비상계단과 화장실이 들어간다.

좌측의 콘크리트 기둥은 말 그대로 옹벽기둥이다.

이 두 옹벽 기둥 사이 30미터를 메로 볼로 연결한다.

무주공간이다.

브릿지다.

너무 심심하네 메로 볼에 구멍을 낸다.

보이드시킨다.

메로 볼 제작팀은 거의 돈다.

메로 볼을 보이드 시키는 작업은 보에 구멍을 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계단 만든다.

철공소가 건축도 하나.

외장은 우찌할 것인가.

다리는 놨는디 벽은 비어 있으니.

마침 보루네오가구는 싱크대 상판 제작용 프레스 압축기를 들여온다.

아니 위사장님 외벽 막게 스텐레스 강판 몇 개 찍어 주세요.

그러죠 뭐.

죽이 맞는다.

싱크대 상판으로 외벽 막는다.

음.

이거 싱크대야 건축이야.

스텐레스 강판 안쪽에 암면 끼우고 시멘트벽돌 쌓는다.

끝이다.

1983년 건축가협회상 수상한다.

아마 협회는 브릿지에 싱크대 상판 붙였는지 몰랐던 것 같다.

알았으면 수상 취소 했을텐디 다행이다.

철공소가 만든 수공예품이 건축상도 수상하니.

역시 건축은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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